※ 원본은 곧 폐쇄될 예정인 제 네이버 블로그에 2019년 1월 10일 업로드한 글입니다.
※ 당연히 현 시점(2020년 2월 19일)의 저와 과거의 저는 물질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다른 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에 쓴 글을 보존하는 의미로 원문을 그대로 복사해서 붙여넣기 했습니다. 아래 글을 읽을 때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소모품 주문하면서 새로운 시도 삼아 구입해본 어니볼 패러다임 010 스트링, 배송료 무료 5만원을 채우기 위해 구입한 팀버톤즈 피크입니다.
우선 팀버톤즈 피크입니다. 가격은 6900원이고요, 재질은 아프리칸 에보니로 골랐습니다. (5만원은 채워야겠는데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왠지 나무로 만들어진 피크를 써보고 싶었다 정도의 이유로 구입했습니다)엄지손가락이 닿는 앞면과 검지가 닿는 뒷면을 다른 모양으로 파 놓은 것이 인상적이네요. Groove Tones는 재즈 Ⅲ 모양의 피크입니다... 만, 크기가 스탠더드 사이즈 정도로 큰 편입니다.
제가 메인으로 사용하고 있는 Dunlop Pitch Black Jazz Ⅲ 1.14㎜와 비교해보면 (왼쪽 이미지)확연한 차이가 납니다. 여러 피크들을 비교해보면 더 확실(?)한데(오른쪽 이미지), 왼쪽부터Dunlop Pitch Black Jazz Ⅲ 1.14㎜, Dunlop Toltex® TⅢ 1.35㎜, Timber Tones Groove Tones African Ebony, Gravity Picks Sunrise Mini 3.0㎜ Polished, Gravity Picks Sunrise Standard 3.0mm Polished입니다. 모양은 재즈 Ⅲ의 그것입니다만 크기는 스탠더드 피크와 거의 같습니다.
손에 잡는 부분은 상당히 두툼합니다. Gravity Picks를 사용하면서 3㎜ 이상 두께의 피크를 잡는 느낌이 의외로 나쁘지 않다는 걸 깨달은 이후 이것저것 시도 중인데, Timber Tones Groove Tones는 앞뒤로 손 모양에 맞춰서 홈이 파여있어서 손에 착 달라붙는다는 느낌입니다. 아프리칸 에보니의 따스하고 보드라운(?) 나무 감촉도 상당히 좋고요. 팁 부분은 위의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상당히 납작하게 되어있어서 피킹하는 느낌은 Gravity Picks 3.0㎜의 그것과는 달리 상당히 명료합니다. 오히려 메인 피크인 Dunlop Jazz Ⅲ 1.14㎜의 그것에 가깝네요.
몇 시간 사용해 보면서 느낀 단점은, 우선 가격(6900원)대비 상당히 빨리 마모되는 것 같습니다. 아까워서라도 잘 안 사용하게 될 것 같습니다. 또한(이건 아프리칸 에보니라는 재질의 문제 같기는 한데) 생각 외로 상당히 경질이라 휘어진다는 느낌이 거의 없습니다. 참고로 저는 Ultex와 같은 경질의 피크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아프리칸 에보니는 상당히 얇게 가공해놔도 거의 폴리카보네이트나 Ultex 같은 딱딱한 느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만 잡는 느낌은 부들부들한 게 Toltex 비슷해서 나쁘지 않습니다. 두툼한 그립감은 마음에 들고요, 앞뒤로 엄지 검지 모양에 맞춰 홈을 파놓은 것은 장단점이 있습니다. 장점은 손에 착 달라붙어서 놓칠 일이 없다는 것입니다. 단점은 손이 거의 고정되어서 피킹 하모닉스 같은 잔재주(?)를 사용하기가 어렵습니다.
정리해보자면 그립감은 나쁘지 않지만 피킹하는 느낌이 별로 취향이 아니고, 빨리 닳아 없어지는 것이 소모품으로서의 피크보다는 기념품 같은 굿즈에 더 어울린다는 느낌입니다. 뭔가 따스하고 둔탁한 느낌인 것이... 개인적으로 묵직한 리프 위주의 플레이를 할 거라면 (파워코드 몇 개 잡고 단순무식하게 내려찍는 느낌)잘 어울릴 거란 생각이 듭니다. 다만 쨉쨉이나 트리키한 플레이랑은 심하게 안 어울릴 것 같습니다.
다음은 요즘 핫하... 다기에는 좀 늦은 어니볼 패러다임 스트링입니다. 본토 street price는 14.99$인 듯하고 제가 구입한 가격은 18900원으로 무려 엘릭서보다 비쌉니다(...)
개인적으로 어니볼 슬링키 니켈 와운드 010-046(a. k. a. '보통/그냥' 어니볼 스트링)를 굉장히 선호합니다. 이유는 찰랑찰랑한 연주감과 특유의 밝은 소리 때문입니다. 동가격대의 다다리오는 뭔가 장력도 부족하고 쇳소리가 나서 굉장히 싫어합니다. 코팅 스트링은 여러모로 크게 데인 후 쳐다도 안 보게 되었습니다. 이유는 같은 게이지에서 손이 아플 정도로 센 장력, 신품 상태인데도 일주일은 사용한 것 같은 먹먹한 소리, 그리고 결정적으로 비싼 가격 때문입니다. 가격이 n배 비싸지면 수명도 n배 길어지는 느낌인데 줄 자주 가는 게 귀찮다는 문제 제외하면 굳이 코팅 스트링을 사용해야 할 메리트가 없었습니다.
특히나 무슨 생각이었는지 2014년 말에 사용해 본 어니볼 티타늄 코팅 스트링은 정말이지 최악이었습니다. 어니볼 니켈 와운드의 단점이라면 녹이 굉장히 빨리 슨다는 겁니다. 새 줄로 교체하고 3시간 정도 연주하고 나면 시뻘겋게 녹이 슬어 있습니다. 엘릭서 등과는 비교할 수준이 안 되고 심지어 다다리오와 같은 동가격대 스트링과 비교해봐도 녹이 빨리 스는 게, 아마도 이름 있는 브랜드 스트링 중 가장 수명이 짧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래도 연주감과 소리가 좋다는 장점 때문에 정착했습니다만, 어느 날 가격이 2배보다 조금 더 비싼 티타늄 코팅 어니볼을 한 번 구입해봅니다. 일단 녹스는 속도가 조-금 개선되긴 했습니다만 당시 개인적으로 남겨놓은 기록을 보면"그냥 어니볼이 1~2시간 지나면 은색 다 벗겨지고 벌겋게 변해 있다면, 이건 3~4시간 지나니까 벌겋게 변해있었다. 딱 2배 비싼 만큼 오래 버티는 것 같다."라고 써놨습니다. 게다가 장력이 너무 세서 손이 아픈 수준이었고요.(이건 엘릭서를 위시한 코팅 스트링 대부분이 갖고 있는 문제점(?)입니다)소리... 어니볼의 장점(따지고 보면 취향 문제지만 저한테는 장점입니다)인 밝은 소리는 어디 가고 줄 갈고 1주일은 지난 듯한 답답한 고음역대의 먹먹한 소리...
이후 다시 어니볼 니켈 와운드에 정착해 상당히 오랫동안 박스로 구입해놓고 레코딩이나 공연 앞두고서는 줄 갈고... 소리가 좀 답답하다 싶으면 줄 갈고... 하면서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패러다임이라는 스트링을 보고서는 오랜만에 호기심이 일어서 꽤 오래 고민하다가 밑져야 본전이지 하고 이번 기회에 구입해보았습니다.
언젠지는 모르겠지만 어니볼 포장지가 바뀌었습니다. 옛날에는(왼쪽-니켈 와운드)불투명 단색 포장지였는데, 이번에 산 어니볼 포장지(가운데-니켈 와운드, 오른쪽-패러다임)는 금속광택의 포장지로 바뀌었군요. 위의 이미지를 보면 뒷면에도 쓸데없이 큰 엠블럼이 사라지고 바코드 크기도 줄여버린 것과 비교해 'Tone Profile' 막대그래프가 새로 추가되었군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쪽이 좀 더 선택에 도움이 될 것 같은 변화입니다. 제가 속는 셈 치고 패러다임 스트링을 구입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니켈 와운드와 톤 프로필이 똑같았다는 겁니다. 어니볼 티타늄 코팅 스트링에서 어니볼 소리가 안 났다는 사실에 굉장히 실망했었거든요.
최종적으로 구매를 결정하게 된 계기인 어니볼 공식 홈페이지의 패러다임 스트링 상세 설명 페이지(링크)를 보면"패러다임은 지구에서 가장 강하고 가장 오래가는 기타 스트링이다. 만약 당신의 기타줄이 구매 후 90일 이내에 터지거나 녹이 슬면, 교환해주겠다."라고 자신 있게 써놨습니다.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국내에서 이런 이유로 교환이 가능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진짜로 90일 동안 녹이 슬지 않는다면 정말로 혁명적인 제품이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스트링을 교체하고 몇 시간 동안 사용해본 결과, 놀랍게도 녹이 안 슬고 새것과 같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기타를 앰프에 연결했을 때 레벨(아웃풋)이 조금 낮아지는 것 같기도 한... 느낌은 조금 있었습니다만, 어니볼 니켈 와운드 특유의 밝은 소리가 났습니다!(와우!) 게다가 장력도 딱 적당합니다. 오히려 같은 게이지의 니켈 와운드 스트링보다 장력이 살짝 낮은 것 같기도...? 합니다. 이런 거 만들 수 있으셨던 분들이 왜 티타늄 코팅 스트링 같은 괴작을 2배 가격 받고 파셨는지 가서 따지고 싶습니다.
다만 어니볼 니켈 와운드 a. k. a. '그냥' 어니볼(4.19$ / 5000원)의 4배 정도 되는(무려 엘릭서보다 비싼) 가격(14.99$ / 18900원)은 솔직히 말하자면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어니볼 니켈 와운드의 수명은 하루에 3~4시간 연주한다고 가정했을 때 2주 이내라고 생각합니다. 그 정도로 줄이 끊어지지는 않습니다만, 녹슬어서 소리도 나빠지고 장력도 강해져서 특유의 찰랑찰랑한 느낌이 사라져 버리거든요. 그러니까 2주의 4~5배인 2달~2달 반 정도는 버텨줘야 이 돈 주고 살 가치가 있겠죠? 본사가 무려 '교체'를 해주겠다고 단언하는 90일이 이 기간보다 길기에, 진짜로 패러다임 스트링이 3달 동안 버텨준다면 메인 스트링을 바꾸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건 뭐... 사용 후기들을 참고해봐도 되겠습니다만, 최종적으로는 직접 사용해봐야 알겠죠. 90일 후에 뵙겠습니다. (급끝)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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