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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이야기/장비

소소한 지름 (Schaller S-Locks, Gruv Gear Fretwraps, Gravity Picks Sunrise Mini 3.0㎜ Polish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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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본은 곧 폐쇄될 예정인 제 네이버 블로그에 2018년 9월 10일 업로드한 글입니다.

※ 당연히 현 시점(2020년 2월 19일)의 저와 과거의 저는 물질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다른 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에 쓴 글을 보존하는 의미로 원문을 그대로 복사해서 붙여넣기 했습니다. 아래 글을 읽을 때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Schaller S-Locks, Gruv Gear Fretwraps, Gravity Picks Sunrise Mini 3.0㎜ Polished

왠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대로 영원토록 겨울이 오지 않고 동남아 기후처럼 되는 거 아닐까?'싶었던 생각이 들었던 게 거짓말 같을 정도로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그 기념으로(?) 몇 가지 소소한 것들을 질렀습니다.


Schaller S-Locks

사실 저는 쉘러의 구형 스트랩 록인 Security Locks를 잘 사용해왔습니다. PRS Custom 24 '주황이'에 장착 후 만족하면서 사용하고 있었기에, 새로 들인 PRS Wood Library Custom 24-08 '파랑이'를 위해서도 골드 색상의 Security Locks를 구입했었죠.

그런데, 연습 중에 기타를 메고 일어서는데, 갑자기 육각 너트가 빠지더니 스트랩이 툭 떨어지지 뭡니까! 정말 인생 최고의 반사 속도로 기타를 잡았기에 망정이지 큰일 날 뻔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기억났습니다. '주황이'에 스트랩 록을 장착했을 때에도, 너트가 헛도는 현상이 있었고, 아무래도 불안불안함을 느끼며 계속 조여주는 걸 반복하다가, 어느 술 취했던 날, 헛도는 너트를 보고 까닭 모를 분노가 치밀어서 순간접착제를 가지고 스트랩 록을 아예 붙여버렸던 기억이오. 그 이후로는 상당히 안정적이긴 했습니다. 이걸 잊고 있었다니.

저만 이런 문제를 겪는 건 아니었는지 쉘러가 이걸 개선한 신형 스트랩 록, S-Locks를 출시했습니다. 스트랩에 장착하는 쪽이 이전의 도넛 모양 판때기와 육각 너트로 분리되어 있는 구조가 아니라, 한 덩어리로 되어있습니다. 3중 안전 Lock-Wheel이라고 소개되어 있는데, 자세한 설명은 나중에 하겠습니다.

Schaller 스트랩 록의 스트랩에 장착하는 쪽. Security Locks(왼쪽)와 S-Locks(오른쪽)

기타에 장착하는 스트랩 핀 쪽은, 기존의 10자 드라이버로 장착하는 나사와 핀으로 분리되어 있는 구조에서 육각 렌치로 끼울 수 있는 한 덩어리로 개선이 되긴 했습니다만, 완벽하게 호환이 가능했습니다. 기존에 쉘러 스트랩 록을 장착하셨더라도 신형 S-Locks을 새로 사서 스트랩 버튼 쪽만 갈아 끼우셔도 상관없을 것 같아요.

Schaller S-Locks 3중 안전 Lock-Wheel

이제 3중 안전 Lock-Wheel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장착 방법은 간단합니다. 우선 스트랩에 말발굽 모양 부품(이쪽이 기타의 스트랩 핀에 장착됩니다)을 끼우고, 바퀴 모양 부품을 반대쪽에 돌려서 끼웁니다. 그리고 렌치로 조이라고 되어있는데, 처음에는 렌치를 돌리라는 건 줄 알고 당황했습니다만, 렌치를 손잡이처럼 잡고, 배의 방향타 돌리듯이 더 조여주면 됩니다. 그냥 '구멍에 들어가는 쇠막대기 아무거나'라고 써 놨어도 괜찮을 것 같아요. 손으로 바퀴 모양 부품을 꽉 조인다고 조였는데, 저걸 이용하니 반 바퀴 정도 더 돌아갔습니다.

Schaller S-Locks 3중 안전 Lock-Wheel

이제 일자 드라이버를 가지고 겉으로 살짝 튀어나와 있는 나사를 조여서 '3중 잠금'을 해 주면 됩니다. 손으로 돌리기, 쇠막대기 넣고 돌리기, 나사로 조이기. 구식 Security Locks는 육각 너트가 풀리지 않도록 하는 안전장치가 없어서 장시간 사용하면 풀려버릴 수 있었는데, 그 문제는 확실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것도 몇 달은 써 봐야 풀리는지 안 풀리는지 확실하게 알 수 있겠지만요.


Gruv Gear Fretwraps

제가 올린 영상 보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마는, 아무튼 제가 기타 연주하는 영상을 보시면, 기타 0프렛과 1프렛 사이를 헝겊 쪼가리 같은 걸로 묶는 장면이 있습니다.

[Guitar Playthrough] 마노(Mano) - 당신을 위한 이세계행 트럭이 대기 중입니다 (feat. UNI)

사실 꽤 최근까지만 해도 내추럴 하모닉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곡을 작곡해왔기 때문에, 현의 잡 울림을 잡아주는 장치를 사용하지 않았었습니다. 아니, 12프렛 내추럴 하모닉스를 사용하려면 현의 울림을 잡아버리면 안 되죠. 근데 음악적 스타일을 좀 바꾸려고 보니 뭔가 조치가 필요하더군요. 특히 <이세계행 트럭> 기타 솔로 레코딩을 하니 무지하게 지저분해서...

Gruv Gear Fretwraps

저 위 영상에서 사용하던 길쭉한 천 쪼가리를 잃어버린 다음, 아무래도 워낙 없어 보이기도 하고... 그래서 이걸 하나 샀습니다. 아무리 '악기 전용'이란 단어가 가격을 뻥튀기하는 효과가 있다지만, 어째서 이게 만 원이 넘는 건지 솔직히 납득은 못 하겠습니다. 분명 '돈값 한다'라고는 못 하겠지만, 두툼한 게 현의 잡 울림을 잡아주는 역할은 아주 훌륭하게 수행해내긴 합니다. 다만 '없어 보이는' 것만 감수하면 '대체재'는 우리 주변에 아주 많을 것 같습니다. 전에 사용한 '헝겊 쪼가리'와 비교하면, 천 쪼가리는 왼손 검지 바레만 사용해서 뮤트 하는 것 같이 뭔가 울림이 남아있었다면, Gruv Gear Fretwraps는 확실히 왼손 전체를 사용해 뮤트 한 것처럼 울림을 더 깔끔하게 잡아주기는 합니다.


Gravity Picks Sunrise Mini 3.0㎜ Polished

최근 한국에 정식 수입된 하이엔드(?) 피크 Gravity Picks의 제품입니다. 도대체 뭘 했길래 피크가 4900원...?하는 어이없음 반 호기심 반해서, 이것저것 구입하는 김에 배송료 무료 기준(5만 원 이상)을 충족하기 위해 하나 샀습니다. 사실상 배송료 대신인데, 음...

Gravity Picks Sunrise Mini 3.0㎜ Polished

3.0㎜는 주황색입니다. 비주얼은 오렌지 맛 불량 사탕 같습니다. 기존에 메인 피크로 사용하던 Dunlop Toltex Pitch Black Jazz Ⅲ 1.14㎜보다 거의 세 배는 두꺼운데, Gravity Picks의 콘셉트가 '두꺼운 피크'인 것 같아서, 1㎜ 대의 '안전빵'으로 가기보다는 약간 위험한(?) 시도를 해 봤습니다. 아무리 제작사의 의도를 받아들여보려 해도 차마 6.0㎜는 엄두가 안 났지만요.

저는 Toltex Jazz Ⅲ 피크를 좋아합니다. 딱히 재즈를 하는 건 아닙니다만, 검지 첫 번째 마디에 착 달라붙는 것 같은 느낌이 좋습니다. 그래서 제일 비슷해 보이는 Sunrise Mini 타입으로 골랐는데... 음, 폭 방향으로는 좀 더 길고 길이 방향으로는 1㎜ 정도 짧습니다.

Dunlop Tortex Pitch Black Jazz Ⅲ 1.14mm(뒤) vs. Gravity Picks Sunrise Mini 3.0㎜ Polished(앞)

그래서 제 손에 착 맞지 않고 살짝 작은 느낌입니다. '뭐 겨우 이 정도 가지고 예민하게 굴어' 싶으신 분도 계시겠지만, 손에 잘 맞는 피크가 기타 연주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대부분의 기타 연주자분들은 잘 아실 거라 믿습니다. 적어도 저는 연장 탓하는 데는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라서...

손에 잡히는 느낌은 상당히 독특합니다. 두껍고 경질인 피크(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특히 던롭 울텍스)는 뭔가 내 어깨에 기계 팔을 달아놓은 것 같은 어색함이 있는데, 그런 느낌은 없습니다. 피크가 두껍지만 볼록하고 동글동글하게 생겨서 착 달라붙긴 한다는 느낌입니다. 얇고 평평한 판때기 느낌의 일반적인 피크랑은 전혀 다른 느낌입니다. 평소 1㎜ 내외의 피크를 쓰셨더라도, 3㎜라는 두께에 크게 부담감 안 느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이것보다 두꺼운 피크가 어떤 느낌일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괜히 궁금해집니다. 그리고 몇 시간 정도 이것저것 연주해 본 결과, 내구성도 꽤 강한 느낌입니다. 애초에 모서리가 동그랗게 가공되어 있어서 조금 정도는 갈리는 게 티가 안 날 것 같은 느낌이기도 하고요.

다만 4900원이라는 가격... 은 솔직히 피크 요정이 두려워지긴 합니다. 그래도 느낌이 괜찮은 게 다음엔 다른 종류의 그래비티 피크를 구입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스탠더드 사이즈나 더 두꺼운 피크가 어떤 느낌일지 조금 궁금하긴 합니다. 결코 메인 피크로 사용하게 될 것 같지는 않지만...

사족이지만, 지난달에 구입했던 JOHN PETRUCCI SIGNATURE PRIMETONE®GUITAR PICK의 느낌이 의외로 아주 괜찮아서 메인 피크를 바꿔볼까 하는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Toltex에 비해 미끄러짐도 적고, 그래서인지 연주할 때 좀 더 내 손의 일부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다만 아주 조금만 더 얇고, 살짝만 휘어지는 느낌이 있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이건 존 페트루치의 음악적 성향과 안 어울렸겠지만요. 아무래도 결국은Dunlop Toltex Pitch Black Jazz Ⅲ 1.14㎜를 계속 메인 피크로 쓰게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이번 달 지름은 '가성비가 좋다'라고는 결코 말 못 하겠네요. 쉘러는 (신형 스트랩 록이 곧 출시된다는 정보를 미리 입수하지 못했던 제 잘못이긴 합니다만)돈을 두 번 쓰게 만들었고, Gruv Gear Fretwraps는 스트링 댐퍼의 역할에는 매우 충실하고 특화되어 있습니다만, 이걸 굳이 13000원 넘게 주고 사야 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Gravity Picks는 직접 사용해보니 느낌이 독특하고, 그게 익숙하게 다가오지는 않지만 의외로 괜찮아서 몇 종류 더 시도해보게 될 것 같기는 합니다. 다만, 역시 '피크가... 이 가격이라고?'라는 생각을 지우긴 힘들 것 같습니다.

필요해서 구입했거나 호기심으로 산 물건들에 대해 간단하게 정리해보았습니다. 제가 전문 리뷰어도 아니고 기업 내부 관계자나 협찬을 받는 건 더더욱 아니다 보니, 그냥 솔직하게 중구난방으로 마구 쓴 글입니다만, 부족한 글이나마 새로운 시도를 해 볼지 말지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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