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연말이 되면 가지고 있는 장비 목록을 정리하는, 소위 '연말정산'을 가장한 자랑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진지한 리뷰로 접근하는 건 아니고 가벼운 마음으로 짚어보고 넘어가는 편이어서 보통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좀 더 자랑하고 싶으면 뮬 정도에 올리고는 했는데, 이번에는 블로그에 작성해 볼까 합니다.
기타
Swing R2 Cherry Sunburst Maple Fingerboard (2008년식/2010년 구매)
용돈 모아서 산 '첫 기타'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첫 기타'에 대해 애증 섞인 아련함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당시 서태지 밴드 기타리스트 TOP(안성훈) 님이 〈Juliet〉 뮤직비디오에 들고 나온 독특한 커스텀 기타나, TOP 시그니처 모델도 탐이 났었습니다만, 학생이 부담하기에는 부담스러운 돈이었고, '스윙'이라는 회사만 유지하면서 가장 보편적인 국산 모델인 R2를 구입했던 기억이 납니다. 기타 배우면서 만져본 '공용' 기타들이 모두 로즈우드 지판이라 메이플 지판을 선택했고, 체리 선버스트 색상은 『K-ON!』의 영향입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이것저것 영향을 받아서 그중 아무것도 아닌 무언가를 선택해 스스로의 캐릭터로 구축하는 건 여전하군요.
지금은 판매한 2009년식 PRS Custom 24 "주황이"를 사용하게 되면서 스윙 R2에 손이 가질 않아서…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박살을 내도 좋다'는 조건으로 샌드페블즈 동아리방에 두고 입대를 했습니다. 전역을 하고 나서도, 졸업을 하고 나서도 한참을 잊고 지내다가, 올해 초에 동아리방에 들를 일이 몇 번 있었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기타줄도 없고 부품은 다 녹슬었고 제일 구석에 방치되어 있더군요.
'어차피 아무도 안 쓰는 거 내가 다시 가져가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되찾아 왔습니다. 그로버 헤드머신하고 픽업을 포함한 자체 일렉트로닉스들은 대체로 건질 수 있었습니다만, 윌킨슨 OEM 브릿지는 망가져서 수리가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솔직히 6줄 모두를 미세조절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발명품이라는 윌킨슨 브릿지에 대해 좋은 기억이 없어서 세팅하기 무지 어렵습니다. 국산 고또 카피 브릿지를 구입해서 교체했습니다.
이후로는 엘릭서 옵티웹 009-042를 끼워놓고 다시 방치 중입니다. '악기'보다는 '동료'에 가까운 느낌?
PRS Wood Library Custom 24-08 Stained Neck 10 Top Blue Matteo "파랑이" (2016년식/2018년 구매)
명실상부한 저의 메인 기타입니다. 브릿지의 트레몰로 암 부싱이 부서져서 교체했고 (2020), John Mann's Guitar Vault의 Brawer 트레몰로 암을 구입하여 순정 암 대신 끼웠습니다 (2021). 너트도 많이 닳아서 새것으로 교체했는데 정확한 시점은 기억이 안 나는군요 (아마도 2022년으로 기억합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기타들 중 연주감과 안정성 측면에서 가장 좋은 악기라서 합주·공연·녹음에서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 특히 올해 8월 공연에서는 파랑이만 연주했네요.
Fender Made in Japan Hybrid 50s Telecaster US Blonde "하양이" (Modified) (2020년식/2020년 구매)
전통적인 애쉬 바디 + 메이플 통넥 조합의 텔레캐스터입니다만, 딱히 '정통' 텔레캐스터는 아닙니다. 애초에 출시될 때부터 '하이브리드'를 표방하고 나왔고, 직접 헤드머신과 브릿지를 교체했습니다.
확실히 처음 구매할 때보다 많이 편해지기는 했습니다만, 여전히 꺼낼 때마다 '싸우는' 기분이 드는 악기입니다. 오타쿠 표현(?)으로 츤데레라는데 츤 100%에 데레 0%인 느낌? 작년 말에 "초록이"를 구입하면서 '텔레캐스터를 대체할 수 있겠다 싶으면 하양이는 장터로 보내야지' 생각했었는데, 텔레캐스터 소리는 텔레캐스터에서만 난다는 사실만 뼈저리게 체감하고 여전히 '싸우고' 있습니다.
아밍 가능하고 다양한 픽업 조합을 제공하는 모던한 험버커 기타가 취향인 저와는 상극인 것 같지만, 그럼에도 필요한 순간이 많아서 가지고 갈 수밖에 없는 악기입니다. 아마 하양이는 저와 영원히 함께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Kiesel SH6 "람이" (2021년 커스텀 오더/2022년 수령)
여러 기타를 거쳐가면서 취향 저격 요소들만 뽑아다가 조합해서 커스텀한 악기입니다.
PRS Custom 24 + 씬라인 텔레캐스터의 장점만 합친 다음 피에조 브릿지를 달아서 통기타 소리도 낼 수 있는 범용 악기를 만들어보자는 발상으로 접근했는데, 이런 말도 안 되는 악기를 제가 감당할 수 있는 가격으로 만들어주는 곳이 키젤밖에 없었습니다. 워낙 독특한 조합이라 제 손에 들어오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만, 결과물은 아주 마음에 듭니다. '만능 기타'를 만들어버렸다는 느낌? 아이러니하게도 너무 '만능'이라 오히려 잘 사용하지 않게 된다는 느낌…
…이었습니다만, 작년 말 ~ 올해 초에 〈당신을 위한 이세계행 트럭이 대기 중입니다〉와 〈거미의 사랑〉 리메이크를 할 때 잘 써먹었고, 〈시스투스〉는 구상 단계에서 완성 직전까지 거의 "람이"만 사용해서 녹음했습니다.
요즘은 곡을 구상할 때 일단 람이를 가지고 모든 트랙을 스케치하는 방식으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스케치에서 '클린업'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더 적절한 악기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긴 합니다만, 일단 뭐든 할 수 있는 '만능 기타'입니다.
f홀이 있는 세미 할로우 바디라, 라이브 현장에서 삐끗하면 하울링이 발생합니다만, 오히려 즐기고 있습니다. 디케이가 아주 짧은 플레이트 리버브 벌린 것 같은 느낌도 마음에 들고, 이펙터와 앰프 영향을 파랑이보다 많이 받는 느낌이라 이런저런 시도해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Psychederhythm Psychomaster Burn Zebra Light Green × Black "초록이" (Modified) (2022년식/2022년 구매)
본토 발음(?)으로 [사이케데리즈무]라고 읽어야 할지, 한국인이니까 [사이키델리듬]으로 읽어야 할지 헷갈리는 Psychederhythm을 처음 알게 된 건 2014년이었나… wowaka 님이 Psychederhythm STD-T를 거의 메인 기타로 사용하는 걸 보면서였습니다. 나뭇결이 비쳐 보이는 하얀색 메이플 지판 텔ㄹ... 아니 STD-T 여러분은 이쯤에서 열대바다색 일편단심인 제가 하필이면 "하양이"를 고른 이유를 알아차려야 합니다.
텔레캐스터를 살 때는 '명색이 기타 연주자인데 펜더 한 대는 있어야지' 하는 생각으로 "하양이"를 선택했습니다만, 그래도 Psychederhythm에 관한 아쉬움이 마음 한 구석에 항상 있었습니다. 그래서 SNS를 구독해 놓고 업데이트되는 기타들을 구경하는 게 개인적인 낙이었습니다. Psychederhythm은 같은 색상 + 같은 옵션의 기타를 몇 대 한정 생산하고 이후 같은 스펙으로는 기타를 제작하지 않는지라 언제나 새로운 재미가 있습니다.
그러다가 작년 9월에 6대 한정 Burn Zebra Light Green × Black 사이코마스터 초호기 사진을 보고서는… 뭐에 홀린 듯 구매해 버렸습니다. 언젠가는 Psychederhythm 기타를 한 대는 살 거였고, 텔레캐스터 타입 기타를 두 대 들일 생각은 추호도 없었으니 결국 이렇게 될 운명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한정 생산' 스탠스의 Psychederhythm 특성상 '꽂히면 사야 한다'라고 자기합리화를 하면서 뭐가 뭔지도 모르고 무리해서 구입했었네요.
이후 반년 정도 '친해지길 바라' 시기를 보내고, 오프셋 바디 기타들의 특성에 관해 이제야 조금 알겠다 싶었을 때, 유튜브 알고리즘에 뜬 펜더 CuNiFe 와이드레인지 재즈마스터 픽업 영상을 보게 됩니다. 그냥 광고라고 생각하고 넘겼어야 되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픽업 세트가 제 손에 들어와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볼륨·톤 포트를 기존의 250㏀에서 500㏀ 짜리로 갈아 끼우면서 픽업을 와이드레인지 험버커로 교체하게 됩니다. 뭔가 교체를 하자마자 '이게 내 기타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친해지길 바라' 시기 없이 바로 녹음에 투입했습니다. 그렇게 나온 곡이 〈시스투스〉입니다.
그렇죠. 일렉기타는 모름지기 아밍이 가능하고 험버커가 박혀 있어야죠. 아님 말고요.
결과적으로 "하양이"와 겹치는 듯하면서 대체는 불가능한 애매한 포지션도 극복했고, "파랑이"나 "람이"와는 완전히 다른 개성의 "초록이"가 되었습니다. 올해 하반기에 기타 연습을 할 때는 대체로 초록이를 앰프에 꽂았습니다. 뭔가 기타를 갖고 놀 때도 초록이를 집어 들게 됩니다.
뭔가 이런저런 활용을 하기 좋아서, 내년에는 람이 + 초록이 조합으로 곡 작업을 많이 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베이스
Swing Jazz 5V Emerald Green (2019년식/2020년 구매)
저는 왠지 스윙을 좋아합니다. 저는 기타리스트라서 베이스는 주력 악기가 아니다 보니 이 정도면 차고 넘치는 장비라고 생각합니다.
건전지 한 번 교체했고, 스트링을 엘릭서로 갈아 끼운 것 제외하면 모든 부품을 순정 상태로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Angel of Death》 전곡과 〈시스투스〉를 이 베이스로 녹음했습니다.
액티브 재즈 베이스가 취향이고, 애쉬 + 메이플 조합도 좋아해서 아마 이 에메랄드 색 베이스도 평생 함께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앰프
Fender FSR Limited Blues Junior Ⅳ "LA Vice" Hot Pink/Sea Foam Green w/Eminence Cannabis Rex (2019년식/2020년 구매)
예뻐서 구입한 메인 앰프입니다. 연습할 때나 기타를 갖고 놀 때 주로 사용합니다. 소리도 참 좋아서 직접 하드 레코딩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은 많이 하는데 아직까지 기회가 없었습니다. 어디 가서 구할 수도 없고 내놓을 생각도 없으니 아마 평생을 함께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Sound Drive SB-15 (2020년 구매)
베이스 구입할 때 함께 구입한 연습용 앰프입니다.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마이크
Shure MV5 (2022년 구매)
USB 마이크입니다. 녹음 목적으로 사용하는 건 아니고, 음성·화상 채팅할 때 씁니다.
Shure SM57 (2022년 구매)
딱히 설명이 필요 없는 유명한 마이크입니다. 이쪽은 녹음용으로 구입했는데, 녹음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오디오 인터페이스에 항상 연결되어 있습니다.
오디오 인터페이스
IK Multimedia AXE I/O (2020년 구매)
한창 장비 업그레이드 하던 시기에 여러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놓고 고민하다가 Amplitube 4를 끼워준다길래 구입했습니다. 특별히 아쉬운 점은 없습니다만 '그때 조금 더 기능이 많은 고가의 오인페를 구입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기타 녹음 특화를 세일즈 포인트로 삼고 있고 실제로 그 용도로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오인페보다 Amplitube 4 쪽을 더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Amplitube 5를 끼워주는 것 같습니다. 아마 내년에도 계속 사용하게 될 것 같습니다.
스피커
Kali Audio LP-6 V2 Black (2023년 구매)
올해 초에 기존에 쓰던 Adam T5V를 판매하고, 작년 말에 버전 업 된 Kali Audio의 LP-6 V2를 구입했습니다. 동급 모니터링 스피커 중에서 가장 flat 한 성향의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향후 몇 년 동안은 계속 사용할 생각입니다.
이펙터
Pedaltrain Junior (2015년 이전 버전/2019년 구매)
구버전 페달트레인 주니어입니다. 신형 페달트레인의 Classic Junior에 대응하는 크기입니다. 가로길이가 대중교통 좌석 한 칸 길이에 대응하기 때문에 의자 사이에 끼워 넣고 다닐 수 있습니다. 자차를 끌고 다니기 전까지는 계속 사용할 생각입니다.
Mosky DC-Core 10 Power Supply (2018년 구매)
사진에는 보이지 않습니다만, 보드 뒷면에 고정되어 있습니다. 독립접지 10구 파워 서플라이입니다. 페달 이펙터 입문 이후 파워 서플라이 2가지를 거쳐 (둘 다 고장 나서 버렸습니다) 정착했습니다. 더 좋은 파워 서플라이는 어떨까 궁금하기는 합니다만, 딱히 불편함을 느꼈던 적이 없어서 계속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고장 나기 전까지는 계속 사용할 것 같습니다.
TC Electronic Polytune 3 Mini (2021년 구매)
버퍼가 내장된 폴리튠 3의 미니 사이즈 버전입니다. 폴리포닉 튜닝이 가능한 것이 편의성 면에서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폴리튠 4에 정말 혁신적인 기능이 포함된다면 생각해 보겠지만, 그럴 것 같지는 않으니 역시 계속 페달보드에 올라와 있을 것 같습니다.
iSP Technologies Decimator Ⅱ (2020년 구매)
노이즈게이트입니다. 별로 깔끔하지 않은 퍼즈토션에 게인 부스팅한 소리를 좋아하는지라 합주·라이브에서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페달트레인 주니어부터 여기까지는 그냥 기본 옵션 같은 느낌으로 생각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Amsterdam Cream Plain Drive (2020년 구매)
맨 앞단에 게인 부스터 용도로 오버드라이브를 놓는 걸 좋아합니다. 뭘 놓아야 할지는 항상 고민을 하게 됩니다. 튜브 스크리머 계열 이펙터를 놓으면 자주 듣던 소리가 나긴 하는데 뭔가 재미가 없고, 클론 계열 이펙터를 놓으면 취향에 좀 더 가깝기는 한데 뭔가 심심한 느낌이고…
암스테르담 크림의 플레인 오버드라이브는 디자인이 예뻐서 구입했습니다. 푸르딩딩한 색깔이 튜브 스크리머를 연상시킵니다만, 전혀 다른 소리가 납니다. 드라이브 노브를 올리면 투명하게 게인이 더해지다가, 2시 이후부터 상당히 입자감이 굵은 빈티지 퍼즈 소리가 납니다. 주로 게인 부스터 용도로 활용합니다만, 캐릭터를 잘 연구하면 단독으로 사용하기도 좋습니다.
이 위치에 놓는 페달은, 기분에 따라 그때그때 바뀌는 느낌입니다. 지금은 플레인 드라이브지만, Wampler Pedals의 Tumnus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Beetronics Royal Jelly (2022년 구매)
오버드라이브/퍼즈 블렌더입니다만, 솔직히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 페달입니다. Gear Hero 한정 10개만 제작된 색상인데, 너무 취향 저격이라 구입했습니다.
합주를 할 때는 보통 오버드라이브 100 / 퍼즈 100의 두 가지 모드로 세팅해 놓고 왔다 갔다 합니다.
Jam Pedals Rattler (2021년 커스텀)
그리스의 Jam Pedals에서 커스텀 아트워크로 주문한 Rat 복각 페달 Rattler입니다. Rat 잡는 동물 하면 역시 고양이죠(?) 하얀 바탕의 검은 고양이 버전과 검은 바탕의 하얀 고양이 버전, 2개를 가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랫 소리를 좋아하기는 하는데, 사용하려고 들면 어렵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었습니다. 새벽 2시에 들으면 좋은데 오후 2시에 들으면 너무 더러운 소리랄까요? 그래서 가끔씩 꺼내 썼었는데, 올해 초에 『봇치·더·록』 페달보드에 랫이 올라와 있는 걸 보고서, '나도 랫을 한 번 써 봐야지!' 생각하고 장착했습니다. 그리고서 아직까지 버티고 있습니다.
오버드라이브·디스토션·퍼즈 류 페달은 이런저런 이유로 자주 바뀌는 편인데, Royal Jelly + Rattler 조합을 꽤 오래 가지고 가고 있습니다. 소리의 가변폭이 넓다기보다는 특정 취향에 초점이 맞춰진 소리가 난다는 느낌인데, 제 마음에는 듭니다만 내년에는 필요에 따라 조합이 바뀔 가능성도 높다고 생각합니다.
Xotic EP Booster (2018년 구매)
요즘은 더 인기 있는 클린 부스터가 많아졌다는 느낌이지만, 그래도 저는 EP 부스터를 좋아합니다. 착색감이 강해서 호불호가 갈리는 편인데, EQ와 컴프레서를 알아서 만져준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기타 솔로를 할 때 레벨 높이는 용도로 활용하는 편인데, 요즘은 좀 더 투명한 다른 클린 부스터를 사용해 볼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Boss MD-200 (2021년 구매)
20곡에 1번 정도 비중으로 사용하는 모듈레이션 이펙터는 구입해서 장착하기 여러모로 부담스럽습니다. 그렇다고 멀티 이펙터는 취향이 아니고요. 그래서 Moore Audio나 Valetone 같은 저가형 이펙터를 오래 사용하다가, Boss MD-200에 정착했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은 페이저와 트레몰로 용도를 자주 활용했습니다.
Boss Super Chorus CH-1 (2013년 구매)
제가 처음 돈 주고 구입한 페달 이펙터입니다. 항상 페달보드에 올라와 있고, 거의 항상 켜져 있습니다.
Walrus Audio Arp-87 Multi-Function Delay (2018년 블랙 프라이데이 한정판/2021년 구매)
딜레이 페달은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습니다. 지금 페달보드에는 거의 Arp-87을 장착해놓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Hungry Robot의 Pink Moby를 좀 더 좋아합니다. 탭 템포와 서브 디비전이 가능하고, 여러 모드가 있으면서도 아날로그 딜레이 사운드가 괜찮은 (주관적!) 페달입니다.
Walrus Audio Fathom Multi-Function Reverb (2018년 블랙 프라이데이 한정판/2020년 구매)
페달보드의 마지막입니다. 개인적으로 레트로 신시사이저를 연상시키는 Walrus Audio 2018년 블랙 프라이데이 한정판 페달 디자인을 정말 좋아합니다. Arp-87 딜레이는 아쉬운 대로 쓰고 있다는 느낌이라면, Fathom 리버브는 정말 좋아하는 사운드가 나와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페달보드 사이즈를 키운다면 더 크고 기능이 많은 공간계로 바뀔 가능성도 있겠습니다만, 적어도 내년은 아닐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어쩌다 보니 Rockbox Boiling Point를 2개 갖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오버드라이브-디스토션 페달인데 올해 초에 Rattler에 밀려난 이후로 계속 보관 중입니다. 조만간 Royal Jelly나 Rattler를 내리고 Boiling Point를 페달보드에 올리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보드에는 올라와 있지 않습니다만, Visual Sound의 Route 808, Wampler Pedals의 Tumnus (Andertones Music Limited Edition), Dunlop의 Cry Baby GCB95, Hungry Robot의 Pink Moby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악기 케이블은 Sommer SC-Classique 선재로 에어기타 케이블에서 주문했습니다. 라이브의 편의를 위해서 Bullet Cable의 30피트(9.144m) 짜리 케이블을 하나 구입했는데, 꽤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장비를 가지고 이동할 때는 누베 케이스에서 주문 제작한 일렉기타 케이스와 페달보드 케이스를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모노 M80 듀얼 일렉기타 케이스도 가지고 있습니다. 가끔 사용합니다.
2022년 초 이후로 블로그에 장비를 주제로 포스팅을 하지 않아서, 새로운 장비가 많긴 합니다만, 올해 들어서 새로 구입한 장비는 거의 없네요. 레독스 Modern-T와 스윙 Prism을 방출하고, 작년에 영입한 키젤 SH6 "람이"와 Psychederhythm Psychomaster "초록이"에 아주 성공적으로 정착한 느낌입니다. 둘 다 개성이 강하면서도 범용적이고 연주하기 편하다는 느낌이라 이런저런 시도를 해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포스팅은 많이 하지 못했습니다만, 올해는 개인적으로 뜻깊은 일이 많았던 한 해였습니다. 내년에는 또 어떻게 변해있을지 모르겠네요.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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