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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이야기/장비

MannMade USA "Brawer" Tremolo Bridge A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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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S Wood Library Custom 24-08 "Parangie" + MannMade USA "Brawer" Tremolo Arm

저는 PRS를 정말로 좋아합니다. PRS를 좋아하는 이유의 90% 정도는 외모(...) 입니다만, '일렉트릭 기타' 하면 생각나는 역사적인 악기들의 장점들을 한 곳에 그러모은 것 같은, 그러면서도 더 개선된, 이른바 '전통과 현대의 조합'이 PRS의 큰 매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행보를 보면 '미래 지향'과는 거리가 먼 것 같고요. 

그렇다고 PRS는 무조건 좋은가 하면 당연히 그건 아닙니다. 외관과 소리는 취향의 영역이니 넘어가고, 바디 쏠림 현상이 있다는 이야기가 많이 보이는데 저는 한 번도 못 느꼈습니다. 옛날 도색의 경우 백탁 현상이 나타나는 문제가 있고, 백탁이 아니어도 그냥 PRS 피니시 강도가 엄청나게 약합니다. 그리고 '이게 진짜 하이엔드 기타가 맞나' 싶을 정도로 하드웨어 부식 속도가 엄청나게 빠릅니다. 

PRS Wood Library Custom 24-08 "Parangie" + MannMade USA "Brawer" Tremolo Arm

PRS가 내세우는 포인트 중 하나가 트레몰로 브릿지인데, 확실히 '아밍이 되는 레스폴'은 많은 사람들의 드림 기타일 것입니다. 음, 막상 직접 갖다 준다면 그건 아니려나요. 확실히 PRS 트레몰로 브릿지는 아밍감이 부드러우면서도, 팩토리 셋업 상태에서 한 음 반 암 업이라는 (싱크로나이즈드 트레몰로 브릿지 치고는) 상당히 큰 폭의 아밍이 가능합니다. 튜닝 안정성도 상당히 뛰어난 편이고요. 

물론 문제가 없는 건 아닙니다. 노브 배치가 뭔가 애매해서 암을 어디에 두든 동선이 살짝 불편한 감이 있습니다. 저는 Custom 24-08의 노브 배치가 상당히 편하게 느껴지는데, 이건 개인차가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아밍을 상당히 자주 하는 편인데, PRS 특유의 pop-in 형 트레몰로 암은 장착하기가 아주 편하다는 장점은 있습니다만, 유격이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렌치로 아무리 꽉 조여도 아밍할 때 '달각'거리는 느낌이 있습니다. 게인 빡쎄게 걸고 공간계 과하게 걸면 이 '달각'거리는 소리가 실제로 들립니다. 

예전에 2009년 형 "주황이"를 사용할 때는 이런 문제를 거의 못 느꼈는데, 유독 "파랑이"에서는 이 유격이 가끔 저를 골치 아프게 합니다. 원인은 잘 모르겠습니다. Gen Ⅱ와 Gen Ⅲ 브릿지 설계 차이에서 오는 근본적인 문제인지, 아니면 그냥 뽑기의 문제인지... 사족입니다만, 렌치를 무식하게 조이다가 암 부싱이 터져서 한 번 교체를 했습니다. 그러고 나서도 이 암 유격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잠시 배경 지식으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PRS의 역사에 이름을 남긴 'John Mann'이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PRS 공식 홈페이지 서포트 메뉴의 PRS Tremolo에 관한 설명글(링크)에서 맨 밑에 보면 'John Mann'이 등장합니다. 

영문 위키피디아(링크)존 만 홈페이지의 설명(링크)에 따르면, 존 만과 폴 리드 스미스는 1978년에 처음 만났습니다. 엔지니어였던 존 만은 자신의 깁슨 SG를 수리할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었고, 폴을 소개받게 됩니다. 당시 폴은 기타 설계에 있어서 여러 문제점을 해결하고 싶었으나, 엔지니어들과 대화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폴은 공학 용어를 몰랐고 엔지니어들은 기타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존은 폴이 제시한 문제를 공학적으로 '번역'하고, 함께 해결책을 찾은 후, 이를 실제로 구현하는 역할을 맡게 됩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위 이미지 맨 위에 적힌 '존 만 브릿지' 입니다. 겉보기에는 펜더 빈티지 6포인트 싱크로나이즈드 트레몰로 브릿지와 유사해 보입니다만, 설계가 아예 다릅니다. 세팅이 상당히 까다로운 브릿지로도 유명한데, 무려 공식 홈페이지에도 '…이 과정에 자신이 없으면 리페어 샵으로 가시오'라고 적혀있습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제가 존 만의 홈페이지와 상점을 찾게 된 이유는, PRS 브릿지에 대해 여러 불만사항이 누적되었기 때문입니다. 일단 은색 부분은 광택을 잃고 금색 부분은 거의 다 벗겨져버린 브릿지를 볼 때마다 새 걸로 교체하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고 있고, 한 번 교체한 암 부싱도 뭔가 점점 불안해지는 느낌입니다. 

PRS는 자체 규격의 부품을 사용하다 보니 호환되는 하드웨어도 잘 없는 데다가, Gen Ⅲ 트레몰로 브릿지는 아직 공식 상점에서도 판매하고 있지 않습니다. 특히 나사 사이즈가 달라져서 Gen Ⅱ 트레몰로 브릿지도 호환이 되지 않습니다. 

이리저리 찾아다니다 보니 John Mann's Guitar Vault까지 흘러들어 가게 되었는데, 안타깝게도 존 만 역시 Gen Ⅲ 트레몰로에 호환되는 브릿지는 취급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둘러보다 보니 재밌는 제품이 꽤 많더군요. 

그러다가 "Brawer" 트레몰로 암을 발견했는데, 제가 평소에 크게 불편함을 느끼던 부분을 너무 간단하게 해결해 놨길래 망설임 없이 바로 주문을 해버렸습니다. 

PRS 순정 트레몰로 암

PRS 트레몰로 암의 문제... 라고 하기는 좀 애매하고, 그냥 개인적으로 불편했던 점 중 하나인데, 노란 화살표로 표시한 부분이 아주 짧습니다. 그러다 보니 앉아서 기타를 연주하다 보면 아밍을 하려고 할 때 암이 자꾸 허벅지에 걸립니다. 별 거 아닌 문제이긴 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꽤나 불편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 문제 때문에 합주할 때는 거의 항상 서 있는 편인데,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 앉아서 기타 연주할 일이 많아졌고, 점점 불만은 쌓여갔습니다. 

PRS 순정 암 사진만 보고서는 실감이 안 나실 분들을 위한 일반적인 트레몰로 암 사진입니다. 왼쪽 이미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듯 어느 정도 브릿지와 암 사이 거리가 확보되어(노란 화살표), 아밍할 때 암이 허벅지에 걸리지 않습니다(파란 화살표)

MannMade USA "Brawer" Tremolo Bridge Arm

그래서 이 "Brawer" 암을 발견하고 바로 사 버렸습니다. 이렇게만 보시면 순정 PRS 암하고 어떻게 다른지 잘 모르실 텐데요. 

PRS 순정 Tremolo Arm(왼쪽)과 MannMade USA "Brawer" Tremolo Bridge Arm(오른쪽)

이제 아시겠죠? 보시다시피 노란 화살표로 표시한 부분의 길이가 다릅니다. (금색은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는데, 그냥 니켈이나 블랙 니켈로 주문하셔도 됩니다. 암 팁의 색깔도 선택할 수 있습니다.) 

PRS 순정 Tremolo Arm(왼쪽)과 MannMade USA "Brawer" Tremolo Bridge Arm(오른쪽)

브릿지에 직접 장착해보면 이 정도의 차이가 납니다. 

PRS Wood Library Custom 24-08 "Parangie" + MannMade USA "Brawer" Tremolo Arm

결과, 암이 허벅지에 걸리지 않습니다! PRS를 처음 사용한 이래, 대략 8년 동안 저를 괴롭히던 문제에서 드디어 해방되었습니다. 

PRS는 자체 부품을 사용하다 보니 호환되는 부품도 잘 없고, 워낙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강하다 보니 '순정'이 아닌 부품을 사용하기가 망설여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래전부터 PRS와 협력해왔고, 무엇보다 사소하지만 많은 유저들이 느꼈을 문제점을 잡아내서 확실하게 해결한 존 만의 "Brawer" 암이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펜더 스트랫 스타일 기타 연주하다가 PRS를 써보려니 암이 허벅지에 자꾸 걸려서 불편하다'고 생각하셨던 분들이라면 참고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존 만의 홈페이지에는 손잡이의 길이를 줄인 "Gilmore" 트레몰로 브릿지 암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 역시 암이 허벅지에 걸리는 문제와 암을 장착하면 노브를 가려서 연주 중 조작 동선이 애매해지는 문제를 상당히 해결해 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만, 직접 사용해보진 않아서 확실하진 않습니다. 'PRS 암이 조금만 짧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신 분들이라면 이 쪽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기분에 따라 교체해 볼 생각으로 크림색 암 팁도 하나 더 주문했는데, 이건 언젠가 기회가 되면 써보도록 하고요. 오래 사용해 본 건 아니지만, 느낌이 아주 좋아서 앞으로 가끔 이용하게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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