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팅이 뜸했던 동안 페달 몇 개를 샀습니다. 보드에 페달이 올라갔다가 내려갔다가를 반복했는데, 그러면서 얻은 간단한 첫인상에 대해 글을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와서 그다지 새롭지는 않은 페달입니다만, 꽤 오랜 기간 핫한 이미지의 드라이브/디스토션 페달이었습니다. 화이트 랫 기반이지만, 상당히 범용적이고 잘 정돈된 느낌이라는 인상을 줍니다. 무엇보다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디자인과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좋은 '한정판' 감성을 내세워 왠지 하나 정도는 갖고 있어야 할 것 같은 페달이었습니다.
하지만, 많이 비싼 신품 가격도 흠이고, 소량 한정판 정책에 따른 부작용으로 중고 가격조차 상당히 높게 형성되어 있는 기현상 때문에 선뜻 손이 가지는 않았었습니다. 그러다가 '언젠가 하나 사 보긴 할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어서, 큰 마음먹고 신품 구매했습니다.
DRV와 CUT노브를 최대로 돌리면, '아 이거 랫 기반이구나' 싶은 소리는 납니다. 노브를 어떻게 두든, 전문가가 잘 손 본 것 같은 소리를 내준다는 건 DRV No. 3의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최근 들어서 페달 소리를 직접 녹음하는 경우가 잘 없지만, 그래도 페달 신호를 직접 받는 경우 중 하나가 '퍼즈(토션)' 사운드가 필요할 때인데, 그래서 조금은 기대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뭔가 너무 심심하네요. 가상악기 퍼즈 사운드를 잘 사용하지 않게 되는 이유가, 너무 다듬어서 퍼즈스럽지 않은 소리가 난다거나, 반대로 너무 '방형파'에 집중해서 기타프로스러운 소리가 난다거나 하기 때문이었는데, DRV No. 3는 전형적인 전자라는 느낌입니다. 엔지니어들이 좋아할 것 같네요. 혹시나 해서 페달보드에 장착해 합주실에도 들고 가 봤습니다. 노브를 이리저리 움직여보니 상당히 versatile 한 페달임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뭔가 '그 소리'는 나지 않네요.
그래도 녹음할 때 유용하게 쓰일데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일단 가지고 있기로 했습니다. 수많은 '한정판' 중에서도 특별히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기도 하구요.
그동안 모듈레이션 페달을 베일톤 코랄 모드로 다 때우고 있었는데, 이번에 큰맘 먹고 구입했습니다. 확실히 보스 공간계 이펙터들은 페달 이름과 가장 일치하는 소리를 내줍니다.
덩치가 좀 큰 게 단점이라면 단점이지만, 더 큰 페달도 많으니 넘어갈 수 있고요. 확실히 돈을 들이니 좋긴 좋구나 하는 첫인상의 이펙터였습니다. 페달보드에 열심히 낑겨넣은 후 코랄 모드는 장터로 방출했습니다.
해외 직구로 구매한 한정판 청록색 ARP-87입니다. 위드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합주를 하려고 보니 Hungry Robot의 Pink Moby가 너무 강렬한 개성이라는 느낌이라 구입해봤습니다. Slö와 Fathom이 상당히 좋은 인상이기도 했구요.
아, 좋습니다. TC electronic의 플래시백도 잘 썼습니다만, 탭 템포가 없다는 게 큰 단점이었는데 이 페달은 탭 템포가 있습니다. 프리셋은 (플래시백과 비교해) 몇 개 없습니다만, 상당히 알찬 구성입니다. 디지털이랑 아날로그만 있어도 솔직히 차고 넘치죠.
Fathom 옆에 붙이자, 인풋 아웃풋 잭이 페달 위에 있어 공간을 아주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습니다. 여기까지는 좋았는데 말이죠.
공간 활용에는 좋은데, Fathom의 bypass와 sustain, ARP-87의 bypass와 tap 스위치가 다닥다닥 붙어버리니까 신발 신고 조작을 하려니 사고가 자주 발생했습니다. 이건 두 페달을 살짝 띄워서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좀 사용하다 보니, 제가 왜 Pink Moby를 남기고 플래시백을 팔아버렸는지 기억이 돌아와 버렸습니다. 하... 앞으로 디지털 딜레이나 점 8분 음표 딜레이가 필요한 상황을 위해 일단 ARP-87을 가지고 있을 예정이긴 합니다만, 일단 페달보드에는 다시 Pink Moby가 돌아왔습니다.
옛날에(대략 2013년?) 처음 수입될 때부터 관심이 갔던 그리스의 핸드메이드 이펙터 회사 Jam Pedals의 Rattler입니다. 무려 Custom Artwork Shop에서 주문 제작한 제품. 빈티지 랫 기반 페달인데, '방울뱀도 좋지만, 역시 쥐 잡는 동물 하면 고양이지!' 하는 지극히 단순한 생각으로 고양이를 그려달라고 했습니다.
이거 좋습니다. 아주 좋습니다. 그래서 하나 더 주문했습니다. 아무래도 랫은 까만 바탕에 하얀 글씨가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어서 배경을 검은색, 그림을 흰색으로 바꿔달라고 했습니다. 도착하면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보도록 하죠.
그리하여 결과적으로 달라진 건 고양이왕 대신 들어온 방울뱀(고양이)와 잡다한 모듈레이션을 맡게 된 MD-200 정도가 되었습니다. 아, 폴리튠 미니를 방출하고 폴리튠 3 미니를 새로 들였습니다. 트루바이패스 페달이 많이 늘어날 것 같아서 튜너에 버퍼를 내장해도 괜찮겠다 싶어서 해봤는데, 결과적으로 별 필요 없었던 거 같아져 버렸네요.
플레인 드라이브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저 자리에 Route 808이나 Soul Food나 다 괜찮은데, 결과적으로는 여전히 정체를 잘 모르겠는 플레인 드라이브가 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기간이 가장 깁니다.
그러고 보니 스윙 프리즘을 한 대 들였는데 포스팅을 못 했었네요. 다음은 여기에 대해 글을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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