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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이야기/식물

시클라멘을 잘 기르려면? (2) 겨울철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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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클라멘

사실 벌써 여름이 왔는데 겨울철 관리에 대해 글을 쓰니 의미가 없는 것 같지만, 정리하고 넘어갈 필요는 있으니 간단하게 포스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시클라멘은 겨울에도 꽃을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식물 중 하나입니다. 보통 아예 열대 우림이나 사막이 원산지라 1년 내내 실내에서만 키우는 걸 전제로 겨울에도 꽃을 볼 수 있는 식물들(아프리칸 바이올렛이라던가 칼랑코에라던가⋯)과는 달리 계절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도 상당히 드문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엄밀하게 따지고 들면 시클라멘은 원산지 조건에서 여름에 휴면을 하고, 겨울에 꽃을 피우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조건을 어느 정도 맞춰줘야 꽃을 볼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꽃을 키우다 보면 실내 잘 보이는 곳에 배치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하면 시클라멘은 오히려 약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선 지난 글(링크)에서 언급한 대로 과습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을 요령에 맞춰 주고 있다면, 다음으로 문제가 되는 건 온도와 빛입니다. 보통 따뜻해지면 꽃을 피우는 우리나라 식물들과는 달리 시클라멘은 온도가 20℃를 넘어서면 휴면에 들어갑니다. 여름에 냉방 적정 온도로 잡는 게 20 중반 정도인 걸 감안하면 꽤 낮은 온도입니다. 

또한 시클라멘은 빛을 좋아하는 식물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겨울에는 태양광이 약한 편인데, 그마저도 실내에 둔다면 계속 빛이 모자란 상태가 됩니다. 이렇게 고온 저광 두 가지 조건이 겹치면 시클라멘이 꽃을 계속 피우기는커녕 생육 자체가 어려워져 휴면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렇다면 겨울철 시클라멘 관리는 어떻게 하면 될까요? 우선 낮 동안에는 최대한 빛을 많이 볼 수 있는 조건에 화분을 두는 것이 좋습니다. 시클라멘은 추위에 강한 식물이라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지 않는다면 죽지 않습니다. 베란다나 발코니도 좋고, 겨울 중에서도 따뜻하고 빛이 좋은 날이면 야외에 잠깐 내놓아도 괜찮습니다. 

어릴 적 기억인데, 초등학교 교실에서 길렀던 식물 중 시클라멘이 1학기가 끝나고 방학을 맞아 집에 갈 때까지 잘 살아남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많은 식물들이 어설픈 관리에 다 죽어나갔는데도 말이죠. 지금 생각해보면 창가를 통해 계속 빛이 들어오는 데다가 교실의 특성상 형광등으로 보광도 되고, 난방도 강하게 하지 않는 데다가 어느 정도 더워지면 냉방도 이루어지는 조건의 초등학교 교실이 시클라멘이 생육하기 상당히 좋은 환경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밤 시간대에는 어떻게 관리하면 좋을까요? 아무리 시클라멘이 추위에 강하다지만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데 내놓았다가는 냉해를 입겠죠? 그렇다고 해도 기온을 갑자기 높이는 건 좋지 않습니다. 자연적인 조건을 생각해봐도 낮보다 밤에 기온이 더 낮은 편이 좋습니다. 저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지 않는 날이면 밤에 베란다에 내놓았고, 많이 추운 날에는 실내에 두되 가장 추운 북향 창문 근처에 두었다가 해가 뜨면 다시 남향 베란다로 옮기는 식으로 관리했습니다. 

위의 교실 조건으로 다시 돌아가서, 사람이 생활하는 공간이면 아무래도 밤에 난방을 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밤에 비는 교실이라면 (물론 문단속은 하겠지만) 난방이 없는 조건이죠. 이 조건이 시클라멘에게 최적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일반적인 식물들에게는 나빴을 수도 있겠지만요. 그리고 '잊어버린 듯이 어쩌다 한 번' 물을 주는 것도 오히려 과습 하지 않은 관리 요령으로 작용해 결과적으로 시클라멘을 한 학기 동안 잘 기를 수 있는 조건이 되었겠네요. 


요약하자면, 겨울에서 이른 봄까지, 시클라멘은 잊어버린 듯이 무심하게 빛 잘 드는 창가나 베란다 같은 곳에 두고 과습 하지 않도록 유의하며 저면 관수 방식으로 물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 꽃을 피우고 알뿌리를 유지하는데 영양분이 많이 필요하니 한 달에 1~2회 액체비료를 주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로 농가에서 재배하는 경우 물 대신 희석한 액비(양액이라고 합니다)를 줍니다. '물 성실하게 주는데도 식물이 점점 약해져요'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양분이 풍부한 물을 지속적으로 공급했다가 맹물만 주면 당연히 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답니다. 여기에 관한 이야기도 언젠가 자세히 다뤄봐야겠네요. 

아마 다음 글로 시클라멘을 잘 기르려면? 시리즈는 끝날 것 같네요. 사실 겨울 관리는 어지간하면 어려움이 없습니다. 오히려 과보호로 물을 너무 많이 주고 너무 따뜻하게 관리하다가 실패하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우리나라 조건에서 여름에 시클라멘 관리하기는 까다롭습니다. 많은 자료들이 여름에 알뿌리 상태로 휴면하는 것을 권장하는데... 여름에 양파 한 망 사서 보관해 본 경험이 있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거 가정집 조건에서 굉장히 까다롭습니다. 저는 화분에 심어진 상태로 여름을 지내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시클라멘의 여름 나기 방법에 대해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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