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모품들 주문할 때 호기심으로 주문해본 피크들입니다.
아이바네즈 스티브 바이 피크는 좋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는 데 사용해 본 적은 없어서 구입해봤습니다. 두께는 1㎜ 정도인 것 같고, 감촉은 던롭 톨텍스와 게이터 그립을 7대 3 정도 비율로 섞어놓은 것 같은 느낌입니다. 피크 모양은 던롭 스탠다드 피크보다 살짝 날렵한 느낌입니다. 감촉 두께 모두 괜찮은데 내구성은 살짝 약하다는 느낌입니다. 스티브 바이가 라이브 할 때 피크를 픽가드에 10개 헤드에 5개 끼워놓는 이유를 알겠네요. 스크래치 주법 같은 건 피크 아까워서 못 할 것 같네요.
던롭 피크들은 딱히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유명하긴 합니다만, 일단 재즈 Ⅲ XL는 재즈 피크 모양에 크기가 조금 더 큰 느낌입니다. '재즈 피크 특유의 섬세하고 날렵한 느낌은 좋은데 크기는 살짝 컸으면 좋겠다'하시면 추천합니다. 그렇다고 스탠다드 피크처럼 안정적(?)으로 크진 않습니다. 제 손에 일반적인 재즈 Ⅲ이 딱 맞아서 개인적으로는 좀 크게 느껴지네요.
샤프 피크는 끝이 뾰족한데, 사진에서 보시는 모양처럼 생겼습니다. 수박바 모양? 1.14㎜가 평소 사용하는 톨텍스 두께고 꽤 단단한데도 불구하고 휘청거린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손에 잡는 지점하고 피킹 타점 거리가 멀기도 한 데다 뾰족한 모양 때문에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외줄타기 하는 느낌? 작두 타는 느낌? 개인적인 감상은 다시 쓸 것 같지는 않네요.
사실상의 본론입니다. 배송료 무료 맞추려고 이런 저런 피크 둘러보다가, 무려 9000원짜리(!) 피크를 발견했습니다. 클레이톤 뉴톤 스탠다드, 프로테인 피크라고 쓰여있네요. 설명을 보면 아주 오래전에 사용 금지된 거북이 등껍질의 질감을 재현하기 위해 동물성 천연 단백질을 이용해 만든 피크라고 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톨텍스를 아주 좋아하는데, 이것의 원본에 해당되는 거북이 등껍질 피크는 아마 영원히 못 써보겠습니다만, 설명과 가격을 보니 매우 궁금해지더군요. 그래서 Heavy 사이즈로 하나 샀습니다. 비싼 피크라 그런가 개별 포장되어있네요.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산 제 잘못입니다만, 보통 Heavy 사이즈 피크 하면 1.00㎜ 정도를 생각하는데, 잡아보니 꽤 두꺼웠습니다. 그래서 구글링 해보니 1.38㎜ 정도라고 나오더군요. 이거 X-Heavy도 있는데 그건 얼마나 두껍다는 거야. 그립감은 아주 좋았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사용해 본 피크 중 가장 느낌이 좋았다고 할까요. 톨텍스도 거북이 등껍질을 재현했다고는 하지만, 플라스틱스러운 느낌이 있는데, 이건 그런 느낌이 거의 들지 않았습니다. 잘 미끄러지지 않으면서도 결코 거칠게 느껴지지 않는 천연재료 같은 느낌? 뽀득뽀득한 느낌? 던롭 피크로 비유하자면 톨텍스와 게이터 그립을 반반 섞여놓은 느낌입니다. 좀 덜 미끈거리고 플라스틱스러운 차가움이 없고 굉장히 가볍게 느껴집니다.
하나 아쉬웠던 점은 두꺼워서 잘 휘지는 않는다는 느낌? 그래서...
더 얇은 medium 사이즈를 하나 더 구입했습니다. 아, 이 피크 놀랍게도 색상이 랜덤입니다. 대충 밝은 노랑에서 갈색을 거쳐 녹색 계열과 적갈색 계열까지 존재하는 듯합니다. 그리고 이 피크를 판매하는 모든 곳에서 색깔 선택권을 주지 않고 랜덤 배송을 하더군요.
게다가 확실히 균일하지 않은 재질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놀랍게도 프린트가 좀 비뚤어져서 되어있더군요. 천연재료라 그런가 QC를 개판으로 하는 건가... 던롭 톨텍스나 울텍스 같은 거 주문할 때 뭘 집든 편차가 없는 균일한 느낌을 기대하신다면 실망하실지도 모르겠네요. 무려 9000원이나 하는데. 게다가 피크에 게이지 표시가 없습니다. 저는 두 개가 다른 색으로 왔고 medium이 연갈색 heavy가 진갈색이라 별로 안 헷갈리기는 합니다만, 게이지 별로 여러 개 구입한다면 헷갈릴 여지가 분명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만져보면 바로 알 수 있는 부분이긴 합니다만.
구글링 해본 NuTone 피크 Medium의 두께는 1.0㎜ 였습니다만, 확실히 1㎜ 보다는 두껍습니다. 버니어 캘리퍼스 같은 정밀 측정 장치가 집에 없어서 정확한 두께는 모르겠습니다만, 대충 1.15㎜ 언저리입니다. 제 취향에 (톨텍스 기준) 1㎜는 너무 얇고, 1.2㎜는 너무 두꺼운데, 그런 의미에서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NuTone 피크 중 medium이 가장 얇아서 더 얇은 피크 원해도 구할 수가 없습니다.
그립감은 heavy와 다르지 않습니다. 탄력은 톨텍스 1.14㎜ 보다 아주 조금 더 잘 휘어진다는 느낌입니다. 그래서인지 연주하는 느낌이 아주 자연스럽습니다. 두꺼운 울텍스나 셀룰로이드 피크 쥐고 있는 것처럼 너무 딱딱하고 미끈거리지도 않고, 톨텍스보다 더 자연스럽고 따뜻하고 부드럽지만, 미끄러지지 않고 손에 딱 붙어 있습니다. 말로 설명하기 힘든 영역입니다만 촉감이 아주 좋은데... 9천 원어치 촉감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아 그리고 크기와 모양은 던롭 스탠다드 피크와 비슷한데 팁이 살짝 더 날렵합니다. 개인적으로 재즈 Ⅲ 느낌의 뾰족한 팁이 취향이라 이 점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둘 다 며칠 사용해 본 바로는, 내구성도 꽤 뛰어난 것 같습니다. 던롭 톨텍스랑 비슷하거나 그 이상? 개인적으로 던롭 게이터 그립 피크의 감촉이 아주 뛰어나다고 생각하는데, 아쉬운 점이라면 울텍스랑은 비교도 안 되고 톨텍스보다도 빨리 닳아 없어진다는 점이었습니다만, 클레이톤 NuTone 피크는 그런 면에서 괜찮은 느낌입니다. 그렇지만... 9천 원어치 내구성 일지는 잘 모르겠네요.
개별 포장되어 있는 데다가, 피크라는 상품의 특성상 테스트해 보고 구입할 수는 없겠지만, 편차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건 더 많이 구입해봐야 확실해질 것 같은데 개당 9천 원이란 가격은 솔직히 좀 구매를 망설이게 되는 요소입니다. 그래도 여러모로 인생 피크를 발견한 것 같습니다.
클레이톤 NuTone Standard 피크 Medium 사이즈는 앞으로도 서브 피크로 사용하게 될 것 같습니다. 장단점이 분명하긴 한데 장점 쪽이 너무 좋아서 한 두 개 정도는 갖고 있어도 좋을 것 같아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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