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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이야기/키보드

레오폴드 FC900R 청축 + Maxkey Cyan SA 키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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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폴드 FC900R 청축 + Maxkey Cyan SA 키캡

최근 청축, 흑축에 체리보다 높은 OEM 높이 키캡이 더 취향에 맞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더 높은 키캡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네, 키캡 중에서 가장 높다는 SA 키캡을 구매하였습니다. 

SA 높이 키캡이 아주 흔한 건 아니어서, Maxkey ABS 이중사출 키캡으로 결정하고서는 이런저런 고민을 했습니다. 사실 가장 갖고 싶었던 키캡은 마이애미(Miami) 키캡이었습니다. 

Maxkey Miami SA Keycaps

공식 이미지 같은데 대문짝만하게 오타를... 뭐, 딱 봐도 제가 환장하는 배색이라는 게 보이실 겁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마이애미 키캡은 모든 곳에서 품절이었습니다. 검은 바탕에 시안/마젠타 각인이 들어간 마이애미 나이트 키캡은 최근에 재입고 되었는지 재고가 있었으니, 별로 검은색 키캡을 갖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레오폴드 FC900R 청축 + Maxkey Cyan SA 키캡

그래서 고른 키캡이 Cyan 키캡이었습니다. 최근 구매한 레오폴드 화이트 민트와 배색이 비슷합니다. 청록색을 정말 좋아하는 입장에서 관련 색상들 교통정리(?)를 해 주고 싶은 마음도 없지는 않습니다만... 뭐, 저도 잘 모릅니다. 아무튼 검은 하우징 레오폴드 키보드에 화이트 민트 키캡을 장착해도 잘 어울린다는 건 확인했고, 레오폴드 화이트 민트 키보드에 Maxkey Cyan SA 키캡을 장착해도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구매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마이애미 키캡은... 시안 키캡이 마음에 들면 언젠가 재입고되었을 때 구매하는 걸로... 아쉬운 마음은 purple 색상의 포인트 키캡을 같이 구입해 esc키와 엔터 키에 장착하는 걸로 달랬습니다. 

보통 키캡은 PBT 재질을 ABS 재질보다 고급품으로 쳐 주는데, SA 높이 키캡만큼은 ABS 재질의 선호도가 더 높은 것 같습니다. 특유의 소리와 키감이 더 좋다나요? Maxkey에서 생산되는 키캡은 모두 SA 높이 키캡이고, 모두 ABS 이중사출 키캡입니다. 가격은 무려 99$. 어지간한 PBT 이중사출 키캡보다 두 배는 비싸군요. 

레오폴드 FC900R 청축 + Maxkey Cyan SA 키캡

해외 직구로 구매했습니다. 별 특징 없는 상자에 담긴 상태로 도착했고, 투명 플라스틱 재질의 트레이에 130개의 키캡이 나누어져 담겨 있습니다. 이런 키캡 보관용 트레이는 처음 가져 보는데,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표준 ANSI 배열의 104키 키보드에도 포함되고, 체리 키 같은 특수 키캡도 들어 있습니다. 어지간한 키보드는 키캡 놀이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104키 풀배열 키보드 말고는 잘 사용하지 않아서 아무래도 상관 없지만요. 

SA 높이 키캡 하면 체리 흑축 같은 고압 리니어 키보드들과 잘 어울린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뭐, 흑축 키보드가 있으니 먼저 끼워볼 수도 있었겠습니다만, 그보다는 요즘 메인 키보드로 사용하고 있는 레오폴드 청축에 먼저 장착해보기로 했습니다. 

체리 높이 esc 키캡(왼쪽)과 SA 높이 esc 키캡(오른쪽) 비교

그냥 대충 예상해본 느낌은, 체리 키캡보다 거의 2배 높다보니 청축 특유의 '타자기 같은 감성'이 좀 더 강화되지 않을까 하는 거였습니다. 실제로 체리 높이 키캡보다 OEM 높이 키캡에서 좀 더 구분감과 소리가 커졌다는 경험이 있으니, SA 높이 키캡에서는 좀 더 극명하게 청축 느낌이 강해지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실제로 구분감은 더 커졌는데, 입력하는데 들어가는 힘은 조금 줄어든 것 같은 느낌입니다. 키캡 자체에 무게가 있어서 그런건지 키캡 높이 때문에 손을 중력 반대 방향으로 들다 보니 좀 더 자연스럽게 눌리는 힘을 받는 건지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소리는 커졌다 or 작아졌다고 딱 잘라 말하기 애매합니다. 고음은 좀 줄어들고 저음은 좀 커졌다는 느낌입니다. 실제로 그런 건지 기분탓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청축 특유의 '클릭' 소리는 좀 작아진 것 같은데, 보강판을 치는 소리는 좀 더 커진 것 같기도 하고요. 

레오폴드 FC900R 청축 + Maxkey Cyan SA 키캡

무엇보다 스테빌이 장착된 키들을 누르는 느낌이 아주 재미있습니다. 특히 엔터하고 스페이스바를 누르는 소리가 아주 마음에 듭니다. 살짝 '텅~' 하는 느낌? 

키캡의 표면 질감은 아주 매끄럽습니다. 학창시절 컴퓨터실에 있는 공용 컴퓨터 키보드 같기도 하고요. 체리 높이 키캡이나 OEM 높이 키캡이 이런 감촉이면 미끌거려서 오타가 작렬했을 것 같은데, 의외로 다른 키캡들과 비교해 오타율이 가장 낮은 것 같습니다. 키캡에 홈이 깊게 파져 있고, 특히 F키와 J키는 더 깊이 파여 있습니다. ('딥 디시'라고 하나요?) 이게 손 끝을 빨아들이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그래서 손이 살짝 키를 벗어나서 누르기 시작해도 맞는 자리를 찾아갑니다. 낮은 키캡은 상하좌우의 다른 키를 가끔 건드리게 되는데 SA 높이 키캡은 그런 일이 잘 없네요. 

레오폴드 FC900R 청축 + Maxkey Cyan SA 키캡

체리, OEM, SA 키캡 모두 키캡의 각도를 다르게 해 경사를 만드는 '스텝스 컬처' 방식이 적용되어 있는 키캡입니다. 그런데 SA 키캡은 전체적으로 U자 형으로 키캡이 배열되어 있다는 느낌입니다. 그러다보니 상하의 다른 키를 건드는 일이 특히 더 적은 것 같기도 하네요. 특히 숫자열(R1)을 내려다보지 않고 타건할 때 다른 키들은 아무래도 오타를 자주 치게 되는데, SA 키캡은 그런 일이 잘 없습니다. 

단점이라면, 우선 높은 키캡 높이에서 기인하는 손목과 손가락의 부담입니다. 팜레스트를 항상 사용하고 있는데도, 확실히 다른 키캡들에 비해 손에 무리가 간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손목은 정자세를 유지하면서 팜레스트를 사용하니 그나마 괜찮은데, 키캡이 높다 보니 다른 키들을 건드리지 않기 위해서 손 끝을 좀 더 수직에 가깝게 세워야 합니다. 이 자세를 오래 유지하다보니 손가락을 C자로 동그랗게 만 상태로 오랫동안 힘을 주게 되는데, 그러다보니 손가락 관절에 부담이 어느 정도 가는 편입니다. 그러고보니 손가락을 눕히지 않고 수직으로 세우다보니 자연스럽게 오타가 더 줄어드는 효과도 있겠네요. 

레오폴드 FC900R 청축 + Maxkey Cyan SA 키캡

아직 흑축에 사용해보지 않았지만, 적어도 청축에서는 장시간 타자해야 할 때 SA 키캡은 좀 부담스럽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타건할 때 구분감과 소리가 아주 취향에 맞게 변했고, 오타도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다보니, 일반적인 용도로는 자주 사용하게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드네요. 

다음에는 레오폴드 흑축 키보드에 Maxkey SA 키캡을 장착해보려고 합니다. 고압 리니어 스위치 + ABS 재질 SA 키캡의 조합에서는 특유의 '목탁 소리'가 난다고들 하는데, 실제로 경험해보게 되겠네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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