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포스팅한 글(링크)에서 어떻게든 포장해보려고 했는데... 솔직히 누가 봐도 짝 안 맞는 포인트 키캡이 높이마저 눈에 보이게 다르니까 도저히 못 참겠더군요. 그래서 오늘 눈 뜨자마자 근처에서 사포 사 와서 3시간 동안 갈았습니다.
사실 키캡 높이 조절에 대해서 찾아봤는데, 그냥 맞는 키캡 사라는 내용만 가득... '사포 같은 걸로 갈아버리면 되는 거 아니야?' 하고 찾아보니, '절삭면이나 가공이 거칠게 된 부분 살짝 갈아내는 정도의 사포질은 자주 하는데, 높이 낮추려고 사포질 할 생각이시라면 하지 마세요' 정도 글이 몇 개 있더군요. 뭐 108키 다 갈아내는 것도 아니고 엔터 키 하나인데 뭐가 되든 일단 해 보자 하는 심정으로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안타깝게도 과정 사진은 없고 결과 사진은 위에 있습니다. 사진상으로 별로 티가 안 날 수 있는데, 얼핏 봐도 거슬릴 정도로 높았던 엔터 키캡이, 백스페이스나 우시프트 키캡이 일반 키들에 비해 높은 정도로만 높이 차이가 줄어들었습니다.
방법은 십자 스템에 네임펜으로 표시를 하고, 칠한 부분이 사라질 때까지 사포로 갈아냈습니다. 근데 나름 섬세하게 작업한다고 했는데 키캡 모서리에도 상처가 나더군요. 작업을 해 본 소감은... 어지간하면 하지 마시기를 권합니다. 수작업으로 균일하게 키캡을 갈아내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더군요. 뭐, 눈에 안 보이는 부분이라 티는 안 납니다. 다행히 엔터 키를 누를 때도 느낌 차이는 없습니다. 스테빌이 거슬린다던가 하는 느낌도 없고요.
OEM 높이 키캡을 갈아서 체리 높이로 만들겠다! 정도 시도는 그냥 안 하시는 게 맞는 거 같고, 호환된다길래 샀는데 뭔가 편차가 있다 싶으실 때 '망하면 버리지 뭐' 정도 가벼운 마음으로 두세 시간 정도 투자하시는 건 굳이 말리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작업하시기 전에 먹선을 긋는다거나 하는 식으로 직선으로 갈아낼 수 있는 방법은 마련해두셔야 사고가 안 날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사포로 키캡을 갈아내서 높이를 낮출 수 있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게 이번 포스팅의 결론입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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